어린시절 뻔데기는 최고의 간식이었다.

신문지를 접어만든 용기에 뻔데기와 국물을 담아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그런걸 어떻게 먹었나 싶을 정도로 지저분했다.

우리동네가 자주 나타나던 뻔데기장수의 리어카 손잡이에는 뺑뺑이가 달려있었는데,
 

뺑뺑이를 잘 찍으면 100원에 세봉지, 네봉지도 먹을 수도 있고 꽝이면 한 봉지만 먹는 뺑뺑이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희대의 사기꾼이었다.
 

그 뺑뺑이로 세네봉지를 찍어볼려고100원이라는 거금을 뻔데기 한봉지에 다 날렸다.

고로 그 시절 누가바가 50원, 열두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이 100원이었으니 뻔데기 한봉지에 100원을 날리면 그야말로 눈물젖은 뻔데기가 된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때 우리는 항상 지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뺑뺑이에 한봉지는 절반크기로.. 그리고 세봉지, 네봉지는 눈에 뵈지도 않게 그려놓은 뺑뺑이에는 바늘을 조준하고 던져봤자다.

뺑뺑이 원에 50%가 한봉지면 기대치는 0.5봉지

또 원의 40%가 두봉지면 기대치는 0.8봉지

또 원의 5%가 세봉지면 기대치는 0.15봉지

또 원의 5%가 네봉지면 기대치는 0.2봉지

다 합하면 1.65 봉지..2봉지가 안된다.

한봉지 두봉지 세봉지 네봉지가 있으니, 평균 2.5봉지가 될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각각의 면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포트포리오의 기대치 역시 면적(비중)과 관계있다.

펀드1에서 5%, 펀드2에서 10%, 펀드3에서 -2%의 수익률을 달성했는데 전체 포트포리오 수익률은 -1.05%일 수 있다.
 

펀드1,2에 각각5% 나머지 90%를 펀드3에 투자하면 그렇다.

이를 가중평균수익률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 시절 뻔데기 장수가 이걸 알고 사기를 쳤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글, 그림 정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