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한 날씨여서 드라이브를 하다...묘한 이름의 목장을 발견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목장이었습니다. 이름은 이시돌.
처음 스쳐지나간 생각은, "와 엄청난 땅을 보유한 사람이구나. 이름은 희한하게 이시돌이라. 돈 엄청 벌었겠군"
우유한잔 마시러 들어간 카페에서 알아낸 사실은 .....
이 곳이 "성 이시도르"라는 농민들의 수호성인의 이름을 따서 만든 목장이었으며,
아일랜드에서 온 한 신부(맥그리치)가 한국전쟁과 43으로 황폐화된 제주에 1954년 정착하여,
제주도민들에게 옷을 만들게 하고, 돼지를 함께 키우고, 신용협동조합을 만들어
서로 돕는 경제자립을 일구어 온 공간이었습니다.
부끄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의 인생을 겨우 돈으로 판단하려 했다니~
이야기에 놀라 묘소와 목장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는 나이 30에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와서,
"우린 안됩니다." 라는 한숨만 늘어놓는 사람들 사이에서,
해외에서 가져온 책으로 공부하고, 이를 가르치며 함께 실습하던 아마추어 실천가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60년을 그렇게 제주도민을 위해 살다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의 숭고함에 멍해졌습니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 가 ?
그는 더 나은 삶이라는 변화를 추구했고, 사람들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맥그리치 신부는 이시돌 목장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제주 농민들의 수호성인이 되어
계속 변화를 지켜볼 것입니다.
놀라운 만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