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들이 본격적인 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초등학생 형아와 부딪히는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눈 앞에 보이는 장난감 유혹에 무지막지하게 달려들 뿐만 아니라,

한참 모방심리가 충만할 때라 형아만 졸졸 쫓아다니며 귀찮게 하고 자기도 한다고 우겨대기 때문이다.

요즘은 제1 사춘기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찾아올 정도로 빠르다는데,

감수성 충만하신 큰 아드님은 동생의 봉변(?)에 펑펑 울어대기 일쑤이다.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화목한 우리집이다.

이제는 둘째의 ‘장난감 적당히 치우는 척 하면서

놀기’ 신공에 제동을 걸어 장난감은 책임지고 다 치우게 하는 책임감 기르기 훈련(?)에 한창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대망의 훈련 첫날.

여느 날처럼 온 거실은 블록의 잔재들로 가득 찼고,

큰 아들은 약속한대로 놀았던 장난감을 치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항상 입은 뾰루퉁.  마음속 불만.. ‘왜 나만 치우는가?’

그 동안 매몰차게 하지 않았던 나는 둘째에게 구체적으로 장난감을 왜 치워야 하고,

함께 놀았으니 함께 치우는게 맞다는 이야기를 구구절절 설명한 뒤 거실로 내보냈다.

적당히 치우는 척 하면서 놀기 바빴던 둘째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하고 싶었지만,

엄마의 평상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에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상황을 본인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화제거리를 돌린다.

좀 전까지 만든 블록장난감을 도로 부수면서 “엄마 때문에 블록이 부숴졌잖아.”

 

 

황당해 하는 저를 뒤로 하고 당당히 거실로 나가더니,

같이 치우자는 형아에게 또 다시 당당하게 “형아 때문에 블록이 부숴졌잖아아아아”

 

[그림주제: 상상]

 

이쯤 되니 안되겠다는 생각에 엄마가 출동했고, 그 뒤는 상상 그대로이다.

뭐가 그리 서러웠던지 한참을 울고 난 뒤에야 체념한 듯

이제 장난감 잘 치우겠다는 약속과 함께 형아가 못 다 치운 잔재들을 손수 정리했다.

아이가 불리하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에 빠지자 어처구니 없는 논리를 내세워 남 탓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에게는 ‘불안’이라고 하는 감정이 있다.

 

 

‘불안’은 내 마음속의 갈등에서 빚어진 것으로 막연한 감정인데다

불안의 원인이 눈에 보이지 않아 컨트롤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안’을 피하기 위한 마음의 변명 즉, 무의식적 변명을 하게 된다.

이를 정신분석학에서는 ‘방어기제’라 표현한다. 방어기제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오늘 둘째는 ‘투사’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한 것이다.

 

 

‘투사’라는 방어기제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잘못을 남에게 전가함으로써 내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내가 잘못한 것을 알더라도 남의 잘못을 탓함으로서

‘나는 잘못이 없다.’ 혹은 ‘나의 잘못은 정당하다’라고 생각해 벌어지는 갈등들이 이에 속한다.  

 

 

계속 흐느끼는 둘째를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잘 다독이면서 기분을 달래주고,

왜 장난감을 잘 정리해야 되는지 차근차근 재차 설명하자 이번에는 잘 수긍했다.

 

잠자리 들기 전 “엄마! 이제부터 장난감 잘 정리할 거예요.” 라고 말한다.

역시 우리 아들!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다양한 모습 중에서 본인의 마음이 편하고자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하는 다양한 방어기제들이 있다.

이럴 때는 방어기제라고 인정하고,

잘 대처한 후에 다시 차근차근 이야기를 해보면

의외로 서로의 마음이 다치지 않고 효과적으로 잘 해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과 ‘진심’은 결국 통하는 법이다.

 

http://blog.naver.com/ianfedu
 

 

#심리 #아들 #5살아들 #투사 #방어기제 #심리학 #불안 #사랑 #진심 #통함 #감정